본문 바로가기

sandersview

Xiaomi Mijia Blender (MJLLJ01PL)

 

2주 전, 처음 겪어보는 명치의 고통에 몸 둘 바를 모르다 난생 두 번째로 응급실에 다녀왔다. 다녀와서도 며칠은 진경제를 달고 죽으로 연명하며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를 갈아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원래 프라푸치노나 과채가 들어간 스무디처럼 거칠게 마시는 음료를 좋아하는 편'인 것을 다시 깨우치고. 블렌더를 살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위가 아프다는 명분도 생겼겠다! 신나게 주문했다. 

 

이후로 한번 더 병원에 다녀온 나는 3명의 의사를 거쳐 위경련이라는 가장 정확한 것 같은 진단을 받고, 부스코판이라는 약의 위력을 확인할 즘 블렌더가 도착했다. 음... 환자로서 유동식(ㅋㅋ)을 먹어야 할 때 필요했는데... 정작 명치의 고통이 거의 다 누그러진 날에 배송을 받았지만, 말했듯이 나는 갈려있는 음료를 좋아하기 때문에 반품하지 않고 써보기로 했다. 가격은 주문 당시 대략 28,000원 정도. 첫인상은 가격도 박스도 모두 샤오미스럽다.

 

제품 본체. 군더더기 없고 정 없어보이는 외형이라 좋다. 주방 가전은 타겟층을 고려한 건지 발랄한 곡선이나 외색을 채택한 경우가 많은데, 이 블렌더는 아무런 장식적인 요소가 없어 부담이 없다. 심지어 작동을 위한 버튼도 외부로 들어나지 않고, 컵에 내용물을 담고 누르면 동작한다. 하나의 강도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인데 비슷한 가격대의 필립스 블렌더도 특별한 기능은 없더라.

 

110V to 220V 어댑터의 문제였을까. 세척하려고 물이랑 세제만 넣고 짧게 돌렸을 뿐인데 벽면 콘센트에서 살짝 매캐한 냄새가 났다. 가끔 안전에 관해 조바심이 나는 내게 이건 쫄리는 일이었다. 바로 반품을 고려했다. 가 직구 제품에 어댑터 연결 대신 플러그를 개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길래 이 방향으로 선회. 고작 블렌더를 이렇게까지 써야하나 싶었는데, 사실 반품해도 다른 제품을 보려 해도 쓰고 싶은 블렌더가 없을 것 같았다. 

 

플러그를 개조하고서는 다행히 잘 작동한다. 라즈베리도 갈고 망고도 갈고 바나나도 갈고. 망고랑 스프라이트를 같이 갈아 마시는게 또 괜찮더라. (메뉴 이름은 SD 스파클링 망고 made by SD order by SD serve by SD with SD 정도) 또 뭘 갈아버릴까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