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ndersview

BRITA feel&enjoy Style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생수병같이 냄새가 나지 않는 쓰레기는 매일 버리지 않지만, 혼자서 두어 달 마신 생수통의 양이 이렇게 많을 수가. 출근하고 사무실에서 종이컵을 안 써봐야 뭐하나. 물론 환경을 위한 작은 걸음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래서는 서울 전부가 난지도가 되진 않을까 싶은.

 

그렇다고 물을 안 마실수는 없잖은가? 하지만 아리수는 시원하지 않고, 정수기의 구매나 렌탈 비용은 내면 그만이다 치지만 내 집이 아닌 집주인의 주방 어딘가에 구멍을 낸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 (차라리 내 몸에 구멍을).

 

구매 당시 가장 저렴한 판매처에서 사다보니 국외판을 구하게 되었다. 물통과 필터 한 개 구성으로 대략 5만 5천 원 전후가 기본적인 구성인 것 같고, 나는 필터 4개가 구성된 패키지로 6만 6천 원 정도에 구매!

 

물통과 깔대기, 그 외 부속들. 뚜껑 오른쪽의 작은 부품이 스마트 라이트. 이전의 브리타 시리즈들이 필터 교체 시기를 4주를 주기로 알려주기만 했다면, 스마트 라이트는 물통에서 흘려보낸 물의 유량까지 측정한 값으로 알려준다고 한다. 똑같이 4주를 써도 이 집은 매일같이 물을 정수하고 저 집은 이틀에 한번 정수할 때 필터가 소모되는 시간도 다를 테니 기존 방식이 정확하지 않았다면, 스마트 라이트는 그보다는 똑똑하게 필터 교체주기를 알려줄 것 같다. (근데 실제 유량을 측정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접촉하는 것을 인식하는 듯. 뚜껑을 잠시 테이블에 둬도 LED가 깜빡거린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필터도 플라스틱... 이라는게 좀 괴롭지만. 1달간 써본 결과 생수병이 안 생기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정말 많이 줄었다. 스마트 라이트가 나름 정확하게 측정해준 것인지 4주가 지났어도 아직 초록불로 필터 상태를 알려줘서 필터로 인한 플라스틱 배출도 없었다. 생수를 사다 마시면 1.5L 플라스틱 통이 최소 4개는 생겼겠지.

 

생수와 맛의 비교를 하자면, 내 혀에서는 다르지 않다. 물의 경도니 목넘김이니 구별해내는 워터 소믈리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물론 수돗물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셔도 괜찮다는 아리수지만 (노후된 수도관의 오염도는 제외해도) 수돗물 냄새라는 게 있는데, 염소계 냄새가 안 나니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 무엇보다 물이 떨어졌을 때 받았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이다. 쟁여놓은 생수가 줄어들 때마다 신경 쓰던 + 무료 배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장을 보던 지난날의 나. 물이 얼마 안 남은 듯 싶을 때 그저 물을 부어주면 끝이라니! 

 

제품에 대한 내가 느끼는 단점은 아직 없다. 냉장고 문틀 보관함에 안들어갔을 때 황당함은 있었지만, 사이즈를 안 보고 구매한 내 탓이고... (문틀에 보관하는 다른 제품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건 또 스마트 라이트가 아니라서 꺼렸다.) 내 손으로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알 수 없는 감정이나 분리배출하는 귀찮음을 안 느끼는 게 아주 만족스러워서, 단점을 찾아보고 싶어도 못 찾겠다.

 

다만 제품이 아닌 브리타 '코리아'에 대해 촉구하고 싶은 하나는 필터 수거 프로그램을 도입하길 바란다. 본국인 독일에서는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니 방법을 구성하는 게 어렵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