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 창가쪽에 블라인드를 설치하면서 '흰색 스크린이 있으니 프로젝터만 사면 재미있겠는걸?' 이란 생각으로 빔 프로젝터를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송 받자마자 뜯고 박스를 버려서... 개봉기 같은건 없당.) 아무 기대없이 구매한 프로젝터인데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개인용 극장이 생겼다.
집의 도면. 책상이 있는 창가에 블라인드가 있고 책장 맨 윗칸에 프로젝터를 두고 사용 중. 둘 사이 거리가 3m 10cm 정도 되어서 100inch 정도까지 투사할 수 있는데 집이 너무 좁아서...ㅡㅜ... 블라인드 폭에 맞춰 화면을 줄이면 대각선으로 딱 170cm이고 대략 65inch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픽셀을 하나씩 셀 수 있을 것 같은 해상도. 대략 20pt 이상은 되어야 읽을 수 있는데 (화면에서 5번째 줄의 폰트 크기가 20pt, 폴과 쫄, 대와 머를 구분할 수 있을 수준) 그것보다 작은 글씨도 읽는다기보단 모양을 맞추는 식으로 읽으려면 읽힌다. 대부분 영상의 자막은 30pt 이상일테니 진짜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 이걸 회의나 교육용으로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낮은 해상도나 밝은 환경에서 보기 어려운 것은 제품 스펙을 보고 이미 알고있었지만, 기본으로 설정된 색감이... 정확한 캘리브레이션을 바라진 않았지만 채도가 너무 낮고 퍼런 기운이 심하다. RGB 중 B 값을 전부 죽이고 (진짜 0으로 맞췄다.) R 값을 유독 높여도 조금 푸르딩딩한 정도. 사용자가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모드가 있어서 다행이다.
'구입 자금이 한정적이거나 돈을 크게 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 + 스크린이나 벽에다 투사해서 영상을 보는데 지장이 없으면 된다' 싶으면 정말 더할 나위없이 좋고, 무슨 일이 있어도 문서를 읽어야하고 화질과 음질을 포기할 수 없으면 절대 다른 프로젝터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