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올해 3월 즘 이스탄불을 가봐야지' 마음먹고 비행기 티켓까지 끊었는데 터키에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에 의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이스탄불 비행기를 취소하고 다시 휴가를 위한 여행지를 찾다보니, 마일리지로 티켓을 끊을 수 있는 도시 중 프랑크푸르트를 찾았다. 루프트한자의 도시라는 호기심에 일단 날짜 찾고 자리 찾아 바로 예매까지 완료.
살면서 처음으로 유럽의 도시로 가는 여행을 어떻게 잘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금 더 무리해서 3개 도시 정도는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갑자기 일이 커져서... 프랑크푸르트 - 파리 - 런던 - 프라하라는 일정을 8일 동안 다녀오게 되었다.
덕분에 즐겁게 왔다!
내리자마자 느꼈던 인상은 '차갑다.' 독일에 있는 내내 몇몇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도시의 채도가 낮았다. 차분한 것 같기도 냉정한 것 같기도 알 수 없는 도시.
인생 처음으로 다른 대륙에서 피는 담배도 기념할 만 하지!
처음 가본 도시는 이정표도 재미있다...
독일의 철도 교통은 정말 좋았다. 다음 도시가 파리라서 더 대비된 것도 있지만. 그리고 EMV 결제를 지원한다고 해서 교통카드 안 만들고 국내 발급 VISA 카드만 믿었는데 그건 안되더라... 티켓 머신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가능했다. 조금 천천히 출발해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지금 갔으면 어땠을까...
뭐가 되었든 꽤 오래 집을 비우는 것 같을 때에는 바퀴 달린 짐 가방을 들고 가자. 이번 여행의 가장 큰 교훈... 8kg 정도는 메고서 하루 정도 돌아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나를 미워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하면 크게 보이는 아시아나항공의 간판. 생각보다 프랑크프루트 노선에 진심이였구나... 글 쓰면서 생각해 보니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으로 데려오고, 다시 중국이나 일본으로 뿌려주는 항공사 포지션이라면 그럴싸하다. 괜히 루프트한자랑 맞짱 떠가면서 A380 투입한 게 아닌가봐.
밖에 나가면 금호타이어까지. 금호 빌리지 같은 동네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왜 자물쇠를 채우지. 근데 여기서 자물쇠 채우고 싶다고 생각한 내가 너무 등신같아서 웃음이 났다.
프랑크푸르트는 생각보다 오래된 건물(유럽하면 생각나는 삐쭉한 양식의 건물 같은) 이 적고 현대적인 건물이 많았다.
강변 바로 앞에는 건물 고도에 제한을 두는 것 같던데, 조금 안쪽으로 들어오면 이런 빌딩 숲 모습도 짧지만 꽤 보였다. 지금도 공사 중인 곳이 많던데 나중에 가보면 또 엄청 솟아 있겠지.
비행기 한 대 즘 지나가길 기대했지만 새 한마리도 안 지나갔어.
아무리 옛날 건물이 좋아도 언제까지고 그 건물만 지키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 이 정도 거리감 두고 건축하는 것은 원만한 합의같다.
요기 꽤 좋았다. 학세랑 맥주 한 잔 하고 나와서 배도 부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애플 지도 링크
꽤 가깝게 있는 프랑크푸르트 동물원.
가까운 것 말고도 이 동물원의 특징은...
흡연 장소가 널리고 널렸다는 것. 동물원에서 흡연이라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유원지 어디에서 담배 태우던 기억은 나는데, 그게 이런 맛이였구나... 외부에서 재떨이가 달린 쓰레기통 옆에는 항상 담배 중인 사람들이 있었고, 실내나 어린이 놀이터 같은 곳을 빼면 모두 흡연이 가능했다.
채도 낮은 도시에서 동물원 역은 특별 채색. 가끔 이런 포인트가 귀엽다. 차가울 것 같은 사람이 안보이는 곳에서 애교 부리는 것 같다.
이 사람들도 반짝거리는 거 좋아하면서...
왜인지 이 구도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서 따라해 봄..
언젠가 내 가게를 열면 재떨이는 이렇게 만들어야지.
숭배합니다.
마이 자일. 외부 구조체가 실내로 관통하는 재미있는 사진을 보고 찾아갔는데, 구경하는 집이랑 실제 입주한 집이랑 다른 느낌같은 느낌.
다음 여행지는 파리. 루프트한자는 국제선 이코노미 특가에 기내식이 없나보다. 점심 기내식으로 해결할 요량이다가 덕분에 굶었다.
프랑크푸르트는 의외로 별 컨텐츠가 없어서.. 하루 정도 일정을 뺐어도 좋았겠다. 진짜 유럽의 관문같은 역할이겠거니 싶은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