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iaomi 15 Ultra가 처음 출시됐을 때, 디자인이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트렌드가 카메라 아일랜드를 비대하게 키우는 것이죠? 처음에는 뭘 저렇게까지 만드나 싶었습니다. 수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 나라는 큰 것이라면 무엇이든 선호하는가 싶기도 하고요.

그것을 제가 샀습니다! 위에서 본 15 시리즈도 아닌, 새로 출시된 Xiaomi 17 Ultra입니다. 3월까지 구매하면 카메라 키트를 선물로 준다고 하길래, 홀딱 넘어가 사고 말았네요. 라이카와 협업했다고 빨간 딱지가 박스에는 붙어있던데, 본체에는 없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커스텀한 샤오미의 HyperOS가 탑재됩니다. 잠시 사용해본 느낌으로는, 예전의 MIUI와는 다르게 유저가 커스텀할 수 있는 영역을 매우 제한해놔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다른 런처를 설치하면 제스처 UI를 사용할 수 없다니...

기기 정보가 적힌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라이카 로고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자리에는 Ultra 라고 적혀 있고요. 2월에 제조된 제품입니다. 카메라 아일랜드가 정말 거대하죠?

압도적인 비주얼만큼 손에 쥐고 사용할 때도 걸리적거립니다. 렌즈를 건드리면 안되겠다는 심리적 저항감(?) 때문에 손가락을 카메라 아일랜드 아래로 몰아 쥐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무게 중심이 너무 위에 쏠리고 폰이 뒤로 넘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고 카메라 영역까지 침범해서 잡자니 그마저도 엄청 편한 느낌은 아니고요.


옆면의 알루미늄은 소재감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납작하니 아이폰 느낌도 나는데, 2022년 이후로 스마트폰 디자인의 표준 언어가 아이폰 같은 느낌인지라... 좋고 말고 할 것은 없습니다.

좋지 않은 것은 기기 뒷면 소재입니다. 파이버 글라스라는 거창한 이름의 소재지만, 체감되는 재질은 결국 플라스틱입니다. 삼성이 5년 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글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악평도 많이 들었는데 비슷한 걸 2026년에도 보네요. 갤럭시 S21 뒷면처럼 물컹거리는 느낌도 그대로고 손가락으로 누르면 기기 내부가 느껴지는 것도 똑같습니다. 참고로 이 기기 가격은 약 190만원입니다.

폰을 사게 만든 카메라 키트입니다. 폰 본품 박스보다 액세서리 박스가 더 크다니! 바로 뜯어보겠습니다.



전용 케이스와 카메라 그립이 먼저 보이고, 케이스를 꺼내면 67mm 필터 전용 링과 셔터에 소프트 버튼 액세서리가 포장되어 있습니다.



케이스 뒷면의 부드러우면서 오돌도돌한 느낌도 좋은데, 옆면이 진짜 카메라 바디처럼 마감된 게 이 케이스의 킥입니다. 아까 샤오미 17 울트라의 후면 소재 이야기를 했는데요, 차라리 이 케이스처럼 카메라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텍스처를 기기 본체에 직접 적용하는 게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문득 든 생각인데 오래써서 케이스가 헤지게 된다면, 또 다시 구매하고 싶어질 때는 199,000원을 내고 키트를 전부 새로 사야할까요?

추가로 케이스에는 정렬을 위한 자석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Qi 2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써오던 맥세이프 충전 패드는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고요, 카메라 아일랜드가 워낙 거대하다보니 지갑같은 액세서리는 부착하면 아래가 꽤 튀어나와 우스꽝스럽습니다.



그립에도 2,000mAh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서 충전을 해야하고, 상태를 알려주는 LED도 색이 선명해 질이 좋아보입니다. 참고로 그립을 꽂자마자 바로 충전을 시작할 수도 있고, 아니면 폰 배터리 잔량이 20% 미만일 때부터 충전을 시작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폰에 전용 케이스를 끼우고, 그립까지 장착하니 이런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모습이 더 그럴싸하죠.

USB Type C 포트로 연결되다보니, 꼭 17 울트라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크기의 다른 장비를 연결해 추가 배터리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셔터는 당연히(?) 동작하지 않고, 충전만 돼요.

촬영 시 안정적인 파지를 위해, 엄지 손가락을 올려둘 수 있는 디테일도 좋습니다. 저기에 엄지 손가락을 올려두고 촬영하려면 폰을 조금 깊게 잡는 형태가 되어 엄청 편하지는 않지만, 화면을 누르지 않으려고 허공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있는 모습보다는 훨씬 편하겠습니다.



공들이지 않고 막 찍은 사진들입니다. 체급이 깡패라더니, 사진의 깊이감이 확 다르네요. 일반적인 스마트폰이 피사체와 배경을 구분하는 것보다 당연히 정교하고 확실합니다. 아이폰의 카메라는 이제 장난처럼 느껴질 수준이네요.

없어서 아쉬웠던 빨간 딱지는, 스티커를 구해 붙이는 것으로 일부 해결했습니다. 지름 1cm 스티커인데 조금만 더 작았으면 좋았겠습니다!

국내 정식 출시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힘든 물리 듀얼심 지원 제품이라 실사용 목적까지 생각하고 구매했는데요,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는 것의 벽을 실감하며 일단 데이터 셰어링 심만 꽂아둔 채 지내고 있습니다. 달랑 폰 하나만 OS를 바꾸기에는 가방 속부터 집안 곳곳까지 애플 생태계의 결속력이 너무 강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