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과 지갑을 합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삼성 블랙잭을 쓰던 시절부터 였으니, 꽤 오래된 바람이네요. 학생이던 당시 교통카드를 녹여서 폰 케이스 안에 넣고 다닐 만큼 저는 이 욕망에 진심이었습니다.

폰 하나만 들고 외출해도 결제부터 이동까지 막힘없이 해결되는 폭발적인 멋짐. 이걸 꿈 꾼지 곧 20년이 되어가는데, 이제는 슬슬 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애플 페이에 교통 기능이 추가된 지금은, 어지간하면 지갑에서 실물 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하루를 보낼 수도 있고요.

서두에서 얘기가 많이 새었죠? 그럼에도 컨택리스 결제나 애플 페이가 활성화 된 도시에서도 맥세이프 월렛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아직 삶에서 지갑을 완전히 분리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결제용 카드가 아니라도 신분증이나 출입용 카드가 한 장씩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수많은 맥세이프 월렛을 사보고 또 써봤는데요, 킥스타터에서 인상적인 아이템이 펀딩되고 있길래 참여해봤습니다. Hyodo라는 신생 브랜드에서 제작한 MagBase 월렛입니다. 7월에 펀딩에 참여해 9월에 받게 되었네요.




노란 박스에 제품은 한 번 더 깔끔하게 포장해서 보내줍니다.

제품을 들어내면 Thank You라고 적혀 있고요. 별 것 아니지만 귀여운 포인트입니다.


본체 박스를 열어보면 이렇게 포장되어 있고요, 왜인지 박스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지갑을 치우면 플레이트를 분리할 수 있는 구성품이 보이는데, 사용 방법은 아래에 따로 써보겠습니다.


지갑 뒷면에는 간단한 설명서가 있고, 맥세이프를 지원하지 않는 장비에서도 쓸 수 있도록 메탈 링이 하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설명서가 움직이지 않도록 메탈 링으로 고정해둔 게 머리를 잘 썼네요.

이 지갑의 특징은 플레이트가 분리되는 것입니다. 알루미늄으로 된 베이스가 있고, 기호에 맞게 자석으로 플레이트를 부착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요. 저는 두가지 타입의 플레이트를 구매했습니다. 참고로 플레이트와 베이스 사이에 살집이 끼면 아플만큼 베이스의 자력이 엄청난 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플레이트는 신축성이 좋은 면을 이용한 파우치 형태의 플레이트입니다. 제조사에서도 제일 주력으로 홍보한 구성이기도 하고요. 접합 부위의 퀄리티도 좋고 홍보한대로 신축성도 좋아서 작은 소지품을 보관하기는 좋아보이는데, 제 취향은 아니라서 자주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네다섯장 이상의 카드도 넣는대로 늘어나고 꽉 잡아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 펀딩에 참여하게 만든, 제가 홀렸던 플레이트는 가죽 마감의 클래식 플레이트입니다. 사선으로 컷팅된 가죽도 멋있고, 카드는 안정적으로 2장을 수납할 수 있습니다. 3장도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시도는 안해봤습니다. 기대했던 만큼의 가죽 퀄리티는 아니지만, 그래도 슥 보기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구성품에 플레이트 이젝터가 있었죠. 베이스 뒷면 얇은 라인에 맞춰 이젝터를 밀어 넣어 플레이트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자력이 엄청 강해서 저런 툴 없이는 분리가 어려운 구조네요. 분리를 자주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젝터가 없을 때는 일반적인 두께의 신용카드 모서리를 밀어 넣어도 분리 가능합니다.


플레이트 뒷면에는 제조사의 이름이 있는데, 베이스의 저 얇은 틈 사이로 보이도록 설계한 점도 재미있고요. 얇은 베이스의 옆면에도 튀지 않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베이스는 앞-뒷면 모두 자석이 있어서, 플레이트를 두 개 붙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베이스 앞면에는 플레이트가 제자리에 고정되도록 가장자리에 턱이 올라와 있고, 아이폰과 닿는 뒷면에는 턱이 없어서 플레이트가 쉽게 움직일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베이스의 자력이 엄청나서, 양면으로 붙여도 플레이트가 쉽게 움직이거나 이탈하지 않습니다.


구성품인 메탈링은 스티커로 부착하는 타입입니다. 얇으면서도 자력이 강한 편이고, 저는 아이패드에 부착해봤습니다. 가끔 패드만 들고 외출하는 일도 있는데 의외로 쓸만한 조합일 것 같죠? 그리고 지갑을 90도 돌리면 손가락이 걸쳐질 수도 있어서 한손으로 사용하기 좋아진다는 의외의 장점도 생깁니다.

저는 이 펀딩에 약 10만원을 내고 참여했는데요, 배송 받고 잠시 사용한 결과 펀딩한 비용이 아깝지만은 않습니다. 애플 정품 맥세이프 월렛 단품이 9만원 가까이 하는데, 가죽도 아닌 제품에 그 만한 비용을 태우기가 아깝기도 하고요. (물론 장착해보면 찰싹 달라붙는 적당한 자력, 화려한 장착 애니메이션, 나의 찾기와 연결성을 경험하면 기분 좋아지긴 합니다만)
알루미늄으로 된 단단한 베이스는 견고하고 묵직해서 쥐는 맛도 좋고요, 덕분에 단독으로 지갑처럼 쓰기에도 나쁘지 않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제품은 성공적인 펀딩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랜야드 타입의 플레이트가 나오면, 지갑을 출근할 때는 폰에 붙여두고, 사무실에서는 랜야드에 붙여서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이후 제품에서 베이스의 색상이 추가되거나, 클래식 플레이트의 가죽 퀄리티가 지금보다 더 좋아진다면 충분히 재구매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당분간 제 주력 맥세이프 월렛이 될 것 같네요!